어미 «든지»(이든지)와 «던지»의 바른 어법
일상 대화에서 «든지»와 «던지»는 비슷하게 들리는 소리 때문에 자주 혼동하여 쓰이고 있다.
- 잠을 자던지 책을 읽던지 조용히 있어라.
- 죽을 쑤든지 밥을 하든지 어서 먹을 것 좀 주세요.
- 차가 얼마나 많이 밀리든지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하였다
- 무척 피곤하였던지 집에 오자 곧 곯아 떨어졌다.
위의 보기에서 노란색으로 표시된 2번, 4번 표현이 바른말이고, 1번, 3번은 잘못된 표현이다 (바른 표현은 '... 자든지 ... 읽든지', '...밀리던지').
- «든지»는 언제나 여러 가지 사실을 늘어놓을 때 쓰인다. 여기서 «든지»가 (1)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에 붙어 쓰일 때에는 문법적으로 어미가 되며, (2) 명사나 대명사에 붙어 쓰일 때에는 조사가 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보기 2번을 달리 표현한다면, «죽이든지, 밥이든지 어서 먹을 것 좀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명사 '죽'과 '밥'은 받침이 있는 낱말이기에 소리를 걸리지 않게 내기 위하여 «든지»가 «이든지»로 바뀐 것이다.
- «던지»는 오로지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에 붙어 쓰이므로 문법적으로 어미이며 '든지'와 달리 여러 사실을 늘어놓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던지'가 쓰인 문장은 대개 주절과 종속절로 나뉘며 '던지'가 붙은 절은 확정되지 않은 조건을 가진 종속절이 되어 '던지' 뒤에 오는 주절의 사실 관계를 추측하여 밝히는 역할을 한다. 보기 4번을 살펴보면, 추측컨대 피곤했기 때문에 곯아떨어진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든지»는 "선택"의 문제일 경우에, «던지»는 "과거"에 대해 말할 경우에 사용한다고 기억하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설명으로만 모든 경우의 수를 다룰 수는 없다. "선택"과 "과거"가 공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 네가 이런 일들 중 어떠한 일을 했(든/던)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는 위의 다소 복잡한 설명을 정독한 뒤 바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